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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하나센터

[백일장_시, 산문] 제1회 북한이탈주민 인식개선 백일장 시상내역 및 심사평

2022-11-14

제 1회 북한이탈주민 백일장 대회 시상내역 및 심사평

 

제1회 북한이탈주민 인식개선 백일장에 참여해 주신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백일장 심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수상자분들께는 개별적으로 안내를 드릴 예정입니다.

 

 

<시   상   내  역> 

 

<청년부 시> 

대상(1명) 

신서연  집으로 가는 실/ 도플갱어와 이웃

 최우수상(2명)

김효은  포화/얼룩진 이탈

백지안 우리는/한 뼘 

우수상(4명)

정서희  부루마블/1인 가구

김영재  너는/봄에 내리는 눈

강예준  꿈/상처

연진헌  어머니/통일의 편지  

 

<청년부 산문> 

대상(1명)

최지수 김밥 레시피 

최우수상(1명)

박현정 탈북자에게서 위대한 사랑을 보았다 

우수상(2명)

이연수  네비게이션

윤태영 북한이탈주민은 우리의 가족

  

<일반부 산문> 

대상(1명)

서인환  순정 

최우수상(2명)

주예봄 어떤 답

성용구 절찬리 행복을 위해 

우수상(4명)

이호준 북한이탈주민이지만 한국사람입니다

정우진 우리의 친구

이형우 통일특강을 통해 경험한 탈북민과의 만남

최병권 우리의 이웃, 북한에서 온 친구들

 

 

<총  평>

‘뱃속에서 두만강을 건넌 사람’, 일반부 산문 대상 당선작 <순정>은 글쓴이인 교사가 학생으로 주인공인 ‘순정’을 만나서 벌어지는 이야기다.한국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 역시 경쟁과 차별을 피할 수 없는 공간인데, 거기에 소수자로 편입된 순정은 그러나 의연하고 또 다정하게 주변을 감화시킨다. 순정을 도우려던 교사는 오히려 순정에게 도움을 받고 자신이 ‘남녘의 봄’처럼 그를 비춰주고 싶다는 꿈을 품는다. 일방적이거나 시혜적이지 않은 동등한 시선과 생활에 밀착한 에피소드가 상성을 이뤄 교훈을 넘어서는 감동적인 삽화를 자아낸다. 북한이탈주민은 한국으로 오기 위해 결국 ‘두만강을 건넌’ 사람들이기도 한데, 그런 경험이 없는 한국인들은 그들을 ‘가난’과 ‘낙오’의 이미지로만 소화하려 든다. <순정> 외에도 다른 수상작들은 그런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들이 아니라 우리가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보여줬다. 그럼으로서 우리 역시 ‘뱃속’같은 안온하지만 또한 편협할 수 있는 선입견을 벗어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전 부문 모두 대상작 선정에 심사위원들 사이에 이의가 없었으며, 최우수상작도 마찬가지였다. 우수상 선정이 다소 어려웠는데, 이유는 대개의 응모작이 참고 동영상에만 근거한 납작하고 뻔한 결말이 많아서였다. 시든 산문이든 삶에 보다 밀착한 고유의 경험들 속에서 성숙해 빚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심사위원 강권식, 임승훈, 정원선, 차성환(가나다순) 총평 대표집필 정원선

 

 

<시  평> 

청소년부 시 부문 대상작은 <도플갱어와 이웃>을 선정했다. 우리가 모두 다 같은 ‘도플갱어’라면 ‘이웃’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웃’이란 단어가 있고 비로소 ‘우리’라는 차원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인식을 보여준 시이다. 주제의식과 시적 표현이 어우러진 완성도 있는 작품이었다.

- 시평 대표집필 차성환

 

<산 문 평> 

청소년부

대상은 <김밥 레시피>로 선정했다.

이전 세대에게 북한이탈주민이라면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 넘어온 자들이었다. 말하자면 대한민국의 성공을 확증해주는 증거들. 반면 이번 당선작을 쓴 청소년들에게 북한이탈주민은 이미 외숙모, 옆자리 친구, 전학생이었다.

어쩌면 과거의 반공주의 교육은 북한을 지나치게 멀거나 지나치게 가까워 보이게 만들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남북 문제는 단순히 민족주의적 당위성으로 설명할 수 없다. 의식 전환을 해야만 한다는 역설이 아니다. 이미 세상은 그렇게 변했다. 아마도 대한민국의 여러 사회 현상들을 세대 차이란 렌즈로 들여다 본다면 남북 문제야말로 세대 간 격차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밥 레시피>에서의 두 친구가 김밥을 말면서 자연스럽게 이뤄내는 접촉을 응원하고 싶다. 그 순간 그들은 사유와 이념과 규정을 넘어 서로가 동등한 존재라는 감각을 만들어 내기에 이른다. 이 글이야말로 우리가 보고 싶었던 다음 세대의 한반도론이었다. 우리는 수많은 관점 하에 놓인 남북 관계에서 논리적 완결을 전제하다가 반 세기를 훌쩍 넘겨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부

이번 공모에 투고한 많은 원고들은 북한을 정치적 잣대로 볼 것인지, 인도적으로 볼 것인지, 우리는 그들에게 선한 얼굴로 다가가야 할 것인지 아닌지 고민하고 있었다.

청소년들에게 북한은 정치 경제적으로 타국일 뿐이고, 민족주의 역시 지난 시대의 윤리일 뿐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북한이탈주민은 그저 외국에서 온 한국계 이웃이다.

하지만 성인들에겐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어쩌면 한반도에서 남북 문제를 가장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건 30대 이상 기성 세대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반공 교육을 직접 받았거나, 그 자장 하에서 성장했다. 그러면서도 새 시대에 합당한 다른 시선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의식 역시 공유하고 있다. 이번 투고작들에서도 그런 고민과 노력, 실천들을 엿볼 수 있었다.

<순정>을 대상으로 뽑았다. 이 글은 일견 평범하다. 성격 좋고 머리 좋은 반장 순정이가 깊은 마음으로 자신을 따돌렸던 친구를 이해한다는 내용이다. 그렇지만 한반도에 사는 우리는 알고 있다. 순정이가 담대한 시선을 갖게 된 것은 그녀가 놓여 있는 경계 때문이라는 것을. 그것이 이 작은 아이를 존경스러운 인간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는 이런 성숙함을 대견하게 바라보기도 하지만, 조금 슬프기도 하다는 것을. 그게 이 땅에 있는 서사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주저없이 대상에 선정할 수 있었다.

다른 당선작들 역시 날카로운 지성, 혹은 의지적 실천이 돋보였다. 이런 분들의 선택이 누적되어서 이 땅에 평화와 존중이 자리 잡을 수 있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 산문평 대표집필 임승훈